영화 속 인조와 소현세자의 비밀, 어디까지가 실화일까?
영화 <올빼미>에서처럼 소현세자가 돌아온 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끔찍한 형태로 죽은 것은 맞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게 죽었는지는 기록에 남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소현세자가 죽은 후, 부인 강빈은 인조를 독살하려고 했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당하게 되는 것이 역사적 기록이다.
또 소현세자와 인조가 대립이 심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청나라 삼전도의 굴욕을 받은 입장에서 인조에게도 심적인 원인이 있었겠지만, 보수주의 권력자들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미래를 망치는 경우는 역사에 종종 나오고, 또 이들은 왕의 아들마저도 정치적 경쟁자로 생각해 없애려고 하는 역사적 기록도 많이 있다.
조선시대 최악의 왕을 꼽자면 선조와 인조를 꼽을 수 있다. 이 두 사람은 정치뿐 아니라 인성마저도 비판을 받는다. 인조는 온갖 스트레스로 정신이 많이 악화되고 체력마저 엉망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게다가 학질에 걸려 죽었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즉 인조의 사망 원인은 말라리아인 것이다.
실화를 창조적으로 각색한 영화 <올빼미> 리뷰
영화 <올빼미>는 인조와 소현세자를 비롯한 실존 인물들과 가상으로 창조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볼 때부터 흥미로웠는데 직접 영화를 보니 등장인물 설정이 대단했다. 주맹증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을 가진 침술가를 주인공으로 하여 혼란스러웠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더욱 생동감 있게 그려낸 듯하다. 소현세자의 죽음과 인조 임금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은 여러 매체에서 많이 다루어져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 있는 상태에서 영화 <올빼미>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고 내세워 영화 속 상황들을 더 흥미 있고 긴장감 있게 그렸다. 그로 인해 관객들이 더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스토리가 참신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이 뛰어났다. 천경수 역을 맡은 배우 류준열의 활약이 압도적으로 돋보였고 놀라운 연기를 선보인 인조임금 역할의 유해진 배우 또한 연기변신이 대단했다.
영화 BGM부터 공간과 구도, 빛과 어둠을 활용한 연출 또한 뛰어났다. 어두워져야만 앞을 흐릿하게 볼 수 있는 주인공처럼 관객도 비슷한 기분이 들게 연출되어 더욱 몰입하여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영화 후반부의 설정이 약간 어설프로 초반부와 개연성이 조금 떨어진 부분은 있지만. 제한된 시간 동안 일어나는 일을 그리기 때문에 시대적 상황부터 등장인물들의 관계, 사건의 전개까지 모두 담은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속도감 있고 불필요한 정면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 있는 조선의 상화이 인조와 소현세자, 소용 조 씨와 강빈의 대립된 관계 속 경수의 입장처럼 연출된 부분은 훌륭했다.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하는 것은 그 시대 당시 궁궐 내관이나 궁녀들, 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장점들로 약간의 아쉬운 점들을 보완해 주기 충분했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스릴러 영화로 기대 이상의 집중과 흥미 또한 있었다.
감독의 의도
영화 <올빼미>로 데뷔한 안태진 감독이 역사적 개연성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인조시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다는 역사적 미스터리에서 출발하여 낮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밤에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맹인 침술사라는 신선한 설정을 결합하여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안태진 감독은 실제 역사와 가상 인물이 결합된 이야기, 그리고 목격자라는 두 가지 축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균형을 잡아가며 끌고 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의 의도처럼 관객들은 참신한 소재와 스릴러 사이의 균형을 통해 몰입하고 집중하며 긴장감 가득한 재미를 올빼미라는 영화를 통해 느꼈을 것이다. 감독은 배우 류준열과 실제 야맹증을 가진 환자들과 인터뷰하며 맹인 침술사 설정을 디테일하게 채워나갔다. 이를 위해 실제 안질환 환자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사실감을 높였다. 경수(류준열 분)의 주맹증을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많은 것을 대보는 실험을 진행했고, 살구색 스타킹과 물주머니를 사용하여 보이는 듯하면서도 보이지 않고 흐릿한 경수의 시야를 표현했다. 야맹증은 빛이 없는 곳에선 보이고, 빛이 있으면 안 보이기 때문에 제작진과 수많은 논의를 통해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행인의 시점이 블랙아웃이 아닌 화이트아웃으로 스크린에 표현했다. 영화 <독전>, <사도> 등 다수의 화제작에 이어 <올빼미>의 조명 디자인을 맡은 홍승철 조명감독은 주인공의 특성상 밤에 더 잘 보이는 장면들을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구현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맹인 침술사라는 특성상 경수의 시점에서 표현할 때는 횃불, 초와 같은 설정 등 없이 공간을 채워야 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간접조명을 사용하였고, 색상도 야간 투시경 느낌의 형광색을 표현했다. 또한 경수가 보는 시점을 관객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안태진 감독이 판타지 영화처럼 보이지 않게 최대한 광학적인 효과만으로 경수가 보는 시점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한 것처럼 리얼한 화면 구성을 위해 CG를 최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