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병헌이 극한직업을 만들 때 어떤 포인트에 집중했을까?
영화 <극한직업>은 2019년 1월 23일에 개봉한 이병헌 감독의 영화이다. 감독과 각색을 모두 이병헌 감독이 한 작품으로 네이버 평점을 확인하면 9.2점대로 상당히 높다. 영화 포스터에는 '닭을 잡을 것인가 범인을 잡을 것인가'라는 코믹한 카피라이팅이 눈길을 끈다. 이병헌 감독이 관객들의 웃음을 어떻게 이끌어 냈는지 그리고 어떤 포인트에 웃음을 집중시켰는지 영화를 보며 나름 생각해 보았다. 코미디 영화에서는 일관성 있는 내러티브를 전달하면서도 유머가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속도, 타이밍, 캐릭터 개발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따라서 이병헌 감독은 영화 관객들이 기억에 남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만들고, 재치 있는 대화를 고안해 냈을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코믹한 세트를 편성하는 데 집중했을 것이다. 또 코미디 영화가 대부분 그러하듯 영화에 사회적 논평이나 주제를 삽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극한직업'은 우연히 치킨집 은폐 작전으로 유명해진 잠복수사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전제는 법 집행, 미디어 선정주의 또는 성공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같은 문제에 대한 풍자와 논평에 대한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천만관객이 <극한직업>을 선택한 이유
웃음 바이러스로 가득 찬 극한직업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천만관객이 훌쩍 넘는 성공적인 영화이다. 여기저기 웃음장치들이 가득한 이 영화는 정말 웃기는데만 집중했다는 것이 티가 날 정도로 웃음코드들을 잔뜩 심어놨고, 대사들이 엄청 찰지는데 이걸 배우들이 굉장히 맛깔나게 잘 살렸다. 미묘하게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또 기존의 영화에서의 클리쉐들을 부수는 연출이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 특히나 주연이 마약반 다섯 형사 외에도 악역으로 나오는 오정세, 신하균의 연기력이 굉장히 출중한 것이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다. 중간중간 액션들이 호탕하면서도 눈물, 콧물 짜는 영화가 아니어서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마음껏 웃고 싶을 때 적극 추천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천만이 넘는 관객들이 극한직업을 본 이유가 이런 것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줄거리와 감상후기
대낮이지만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건물 안에서는 불법도박이 한창이다. 갑자기 환풍기에서 발이 쑥 들어와 건물 안에서 도박을 하던 건달들이 청문을 연다. 밖에서는 한 여자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건달들은 혹시 형사냐고 묻는다. 건달들에게 걸쭉하게 욕을 하며 알아봐 줘서 고맙다고 대답하는데 그녀는 바로 마포경찰서 마약반의 장연수 형사였다. 장 형사는 자신들은 마약 담당이라 도박은 봐주겠다고 건달들을 줄을 세운다. 장형사가 대롱거리느라 못 들어오는 틈을 타서 환동은 도망칠 준비를 하지만 문 밖으로 나가려는 환동에게 밖에는 또 다른 형사가 대기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환동이 창문을 열었더니 거기에는 똑같은 포즈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고반장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어이없어하는 환동은 줄을 타고 내려왔으면 멋있게 창문 쫙 깨고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리고 다 때리고 패고 하면서 미란다 원칙을 읊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고반장에게 따지듯이 말하지만 고반장의 대답이 웃음포인트다. "돈 없어, 창문 깨지면 누가 변상해?"
이러한 대사들과 코믹한 장면들이 영화 <극한직업>의 웃음장치들인데 이것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간단히 줄거리를 말하면 불철주야 달리고 구르는 마약반 형사들이지만 실적은 바닥이어서 해체 위기를 맞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팀의 맏형 고반장은 장형사, 마형사, 영호, 재훈까지 4명의 팀원들과 함께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잠복수사에 나선다. 24시간 감시를 위해 마약반 형사들은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에 치킨집을 인수하고 위장 창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뜻밖에 절대미각을 지닌 마형사의 숨은 재능으로 치킨집을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마약반 형사들은 수사는 뒷전이고 치킨장사에 매진하게 된다. 범인을 잡을 것인가, 닭을 잡을 것인가! 마음껏 웃고 싶으신 분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꼭 영화 <극한직업>을 찾아서 보시길 바란다.
영화 속 명대사
영화 <극한직업> 하면 영화 속 명대사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극 중 대사만 생각해도 장면이 떠오라 아직도 실소가 나는 영화이다. 가장 대표적인 명대사는 당연히 주문을 받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 수원 왕갈비 통닭입니다." 이 대사를 듣자마자 영화를 보는 관객들 모두 웃음을 터트렸던 기억이 난다. 멘트를 어쩜 저렇게 찰지게 할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도 배우 류승룡이 진짜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또 많이 웃겼던 장면은 배우 이동휘의 대사다. 그나마 팀원 중 제일 현실적인 그가 자신만이라도 정신 차리고 제대로 된 잠복수사를 하려고 했었다. 그의 대사는 " 왜 자꾸 장사가 잘 되는데!"라는 명대사를 날리면서 잠복수사 대신 치킨장사하러 간다. 잠복수사해야 할 형사들이 치킨장사하며 위장하지만 뜻밖에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서 장사가 너무 잘되는 장면이 참 아이러니하면서 웃음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확실하게 웃겨주고 확실하게 재미있는 영화이다. 여기에 상상하게 만드는 연출방식이 이 영화를 역대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라 생각된다. 상상력을 동원하며 웃게 만들고 어이없게 만드는 장치들이 마음에 드는 영화 <극한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