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과 인터뷰
영화 <미나리>는 2021년 3월 3일 한국에 개봉한 정이삭 감독의 작품이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배우 윤여정 님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부문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다.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 이민자 가족이 시골에서 농장을 만드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배우가 된 윤여정은 위트 있는 말솜씨와 수려한 영어실력으로 전 세계 <미나리> 관객들과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인터뷰를 할 때도 그의 위트 있는 말들이 관객들의 좋은 호평을 받았다.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그동안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해 주는 사람이 없어 이상하게 불렸지만 오늘밤은 기분 좋아서 다 용서해 주겠다.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오늘 함께 노미네이트 된 분들 모두 대단하신 거다. 단, 오늘은 내가 그들보다 운이 조금 더 좋은 것뿐이다. 모두 축하한다. 나를 뽑아준 심사위원들에게도 감사하다. 내가 밖에서 열심히 일하게 만든 두 아들에게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엄마가 나이 많아도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가 오늘 이 상이다. 사랑한다. "
배우 윤여정은 사랑스럽고 귀여운 표정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오스카상 수상소감을 마치며 내려오셨다.
아카데미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도 윤여정의 생각이 많은 해외관객들과 해외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심지어 무지개도 일곱 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저는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백인과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게이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모두 따뜻한 마음을 가진 평등한 사람이다. 저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아야 한다."
이렇듯 그녀의 말속에서 철학과 인생관과 그녀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열심히 일하고 당당히 앞으로 나오는 그녀를 나는 너무 존경한다.
이민 1세대 이야기, 감상평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고 한다. 영화는 미국 이민 1세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미국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이나 사정은 묘사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것은 철저히 미국 출생 정이삭 감독의 세계에서 바라본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영화는 한국어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음에도 미국 관객들에게 비칠 것을 주로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처럼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없었던 한국 이민 1세대의 삶을 덤덤하고 담백하게 미국 사회에 전해준 영화라는 점에서 아마도 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이민 1세대란 대부분 잡화점이나 세탁소를 꾸려나가면서 일류 대학에 아이들을 보내려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국 관객에게는 제이콥과 모니카의 구구절절했을 한국에서의 삶이 내용에서 빠진 까닭에 뭉글한 감동 같은 것을 갖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감독이 겪은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지만 부풀리지 않고 튀지도 않는 미국에 사는 한국 가정의 모습을 엮어내어 외국인들도 가슴을 열었을 것이다. 따뜻한 가족 간의 사랑 이야기에 마음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경험으로 영화가 비쳤을 것이다. 질병에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미나리처럼 숱한 역경으로 포기할 듯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인종 차별을 극복하고 온갖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역만리 미국에 뿌리내리고 정착하는 한국인의 삶을 미나리라는 식물로 상징성 있게 표현했다.
영화 <미나리>가 보내는 메시지
크고 작은 인종 차별 사건 사고들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주로 흑인들만 집중되었고 사실상 동양인은 뒷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아카데미상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으로 한국 문화를 세계 주류로 인정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대한미국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 가고 있다. K-Culture라고 명명한 영화, 드라마와 대중가요의 인기에 힘입어 대한민국 음식 중 김밥, 라면과 김치, 만두는 세계인들이 좋아하고 인기 있는 푸드로 자리 잡고 있다. 1980년대에 잘 살아보자는 목적으로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민을 갔던 시절을 배경으로 미국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특유한 한국 가족 문화를 가감 없이 사실에 가깝게 표현하여 이때 한국에 대해 더 관심 갖고 인기를 얻은 미국 영화가 바로 <미나리>이다.
이민을 주제로 삼은 영화는 문화 차이에 대한 편견, 인종 차별, 사회적 약자로 온갖 고통을 당하는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상황을 영화 <미나리>를 통해서 보여 주었다.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냉용이 없이 태평양릉 건너와 타국에서 가족끼리 한국 문화로 살아가는 방식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잔잔하고 꾸밈없이 보여주었다. 성공이 가족 행복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1980년대 한국 남성이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남편과 아들로서 무한 책임감을 "수컷은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대사 한마디로 잘 보여주었다. 자식과 남편에 무한한 희생이 의무라고 강제 세뇌당한 그 당시 아내 역할을 배우 한예리가 담담한 연기로 보여주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 가거나 회초리라는 사랑의 매를 언급하며 친정어머니가 가져온 멸치나 고춧가루에 정겨운 눈물을 흘린다. 쓰디쓴 한약재, 가족 모두가 거실에서 누워 자는 모습은 미국인에게는 생소하기도 하지만 따뜻한 가족사이에 느낄 수 있는 감성과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연출이 참으로 좋았다.